7.27.2011

여름 비

지긋지긋한 장마가 끝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왠 비가 이렇게 많이도 내리는 걸까
여름 장마가 이렇게 인상깊은건 아마 태어나서 처음인 것 같다.
보통은 대개는, 그냥 비가 오는 건가 하고 그렇게 피해를 입은 적도 그냥 집에서 머물면 되니까
별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도 있지만
오늘처럼 출근길의 막무가내로 퍼붓는 비는, 무서울 정도로 강한 인상이 내 머릿속에 새겨지고 '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고민의 끝이 보이지 않는 것 처럼 쉽게 그치지 않을 것 같은 비가. 계속 내리고 있다.
아무렴 어때
난 실내인걸.

언젠간 그치겠지.
언젠간 답이 나겠지 나의 고민도. 그러길 바란다.

카메라 후레쉬(저렴한발음)처럼 번쩍대는 천둥번개때문에 새벽에 6번은 깬 것같다.
5시, 6시, 6시 반, 이런 식..
깊은 잠을 자지 못한 탓일까.
꾀 길었던 밤은 다시 아침이 밝았고.
물에 잠겨버린 지하철 역 때문에 30분 기다린 버스를 1시간 반동안 타고 있었다.

장화를 벗어던지고 샌들로 갈아 신고서는,

빗소리를 음악처럼 듣고 있다.

지겹다. 비.

주말에는 비가 내리지 않을 거란 믿음직스럽진 않지만 믿어보는 기상청 예보에
그리고 저번주는 방콕 주말을 한 터라, 간만에 주말 계획을 세웠다.
빨리 일요일이 왔으면 좋겠다. 문화생활 하고 싶다. 사진을 찍고 싶다. 여유를 가지고 싶다. 마음의 여유도.

부산에 계시는 엄마가 걱정 됬는지 아침에만 통화를 여러번 했다.
사랑하는 마미.
아, 부산 가고 싶다.



강한척. 지겹다.

그나저나 고민이나 끝났으면 바람이 없겠다. 이 중대한 문제가 끝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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